전지언

신묘년 상

마술 피리 2023. 11. 18. 17:48

1. 어느 날 원장이 찾아뵈니 말씀하시기를 '못나고 헐벗고 의롭고 착한 장애자 그 사람들이 해원을 해야지' 하시니라

 

2. 하루는 원장을 부르시어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바루는데 정성을 다 하고 덕을 기르는데 힘을 쏟아야 하며 남을 헐뜯고 시기하고 남의 복을 탐하지 마라'하시고 '남에게 은혜를 입으면 보은의 줄에 묶여 헤어나기 어려워' 하시니라

 

3. 어느 날 김원후 상관진이 찾아뵙고 앉아있으니 방바닥에 벼룩이 뛰어다니기에 잡으려고 하니 '저도 살려고 나왔는데 생명이 아까워' 하시니라

 

4. 하루는 아낙씨에게 깨죽을 주시면서 '고동진이와 나누어 먹어' 하시기에 보기에는 맛있는 죽이었지만 상하여 냄새가 나고 구역질이 나기에 마지못해 떠먹으니 고동진은 이미 다 먹었다 도 작은 고구마를 고동진에게는 3개 김순덕에게는 2개 주시면서 '먹어라' 하시어 한번 베어먹으니 오장이 뒤집힐 것같아 밖에 나와 뱉고나니 고동진은 다 먹으면서 어른께서 주시는 음식은 다 먹어야된다고 하는 순간 트름이 나오는데 이상야릇한 향기가 났다 

 

5. 어느 날 김원곤 상관진이 몽중에 금사나사 미륵님 세분이 원지방에 오시어 밤 대추를 달라고 하시기에 갖다 올리고 나니 꿈이었다  이튿날 본주님을 찾아뵈니 '원지방에 손님 왔지 잘 대접하라' 하시고 밤 대추를 주시니라

 

6. 하루는 고동진 제관을 부르시어 '신명 대접하라' 하시어 수박 3개와 참외 30개를 올리려고하니 '한개씩 차지도 안된다' 하시고 '진지를 올릴 때는 골고루 한다고 적게 하지말고 한 두가지라도 많이 올려야 하네' 하시니라

 

7. 하루는 봉투에다 돈을 넣어 아낙씨에게 주면서 '진주댁 갖다주어 떡 장사하라고 해' 하시어 진주댁이 무슨 떡장사를 한다고 생각하고 선반 위에 올려놓았더니 '아낙씨' 하고 부르기에 예 하니 '너는 니 쪼대대로 놀아나니 왜 안 갖다주느냐?' 하시기에 마지못해 갖다주었더니 진주댁이 떡을 만들어 이집 저집 나누어주고 본주님 댁에도 가지고 와 떡 장사 잘 했다고 말씀드리니 '떡이 아니고 덕이다 하시고 알았나? 사람이란 덕을 갖고 살아야해' 하시니라 

 

8. 어느 날 이덕원 상관진이 용화동 살던 집을 팔려고 본주님께 아뢰니 '사람살고 있지않은가? 집 많이 있어도 모자라' 하시니라

 

9. 어느 날 아낙씨가 본주님댁 웃방에서 잠을 자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나가려하니 '간덩이도 크다 물 마실래' 예 하니 '내가 나갔다 올테니' 말씀하시고 밖에 나가시어 주고받는 말씀이 들리기에 문 틈으로 보니 불빛이 훤하기에 새벽에 나가보니 이상한 동물 발자국이 있기에 본주님께 아뢰니 '이제까지 그것도 모르나 어른이다 산어른 이제 알았나?' 하시니라

 

10.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났다 불을 꺼야 할터이니 물을 가져오라' 하시어 김순덕 상관진이 갖다 올리니 남쪽을 향하여 물을 뿌리시고 조금 후에 '불이 꺼졌다' 하시기에 그날 알아보니 정읍 시장에 큰 불이 났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피해가 적었다하며 그 시각을 물으니 물 뿌린 시각과 같았다

 

11. 하루는 방우들이 모여 놀고있으니 '왜 여기있나? 너희들 할 일 다 보아야지' 하시니 중개나 되는 방우들이 본주님을 쳐다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얼마가 지난 후 아낙씨에게 '방우 어데있나 찾아보아라' 하시어 밖에 나가보니 대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을 향하여 앉아있어서 방우를 부르니 '어데 가있나 보라고했지 너더러 부르라고 하더냐? 그러면 못써 제 할 일 해야지 제 자리도 모르고 지킬 줄도 모르니 단단히 일러두어야지' 말씀하시고 3시간 정도 지나서야 '방우가 배 고프다고 우네 일 많이 보았으니 밥 많이 주어야지' 하시니라

 

12. 전남에 사는 이광수가 가난하여 우희대 상관진을 의존해 삶을 꾸려볼까 하고왔는데 어느 날 희대씨가 솜리가 용화동에 간다고 하니 따라와 어른님을 뵈니 솜리에게 미역을 주시기에 본주님 쓰시라고 아뢰니 옆에 있는 이광수에게 주시었는데 그 후 살림이 나아지더니 치부하였다

 

13. 진지를 드실때 조기반찬을 젓가락으로 떼시는데 잘 안떼어지기에 솜리가 젓가락을 주시라고 하여 밥 수저에 얹혀 드리니 옆에 앉은 등네 댁이 민망히 여겨 떼어드리는데 받지 않으시므로 다시 솜리가 떼어드리니 몸 자세를 반듯하게 정좌하시고 숟가락만 입에 닿도록 드시니라

 

14. 고동진이 서로가 헐뜯고 말도 많으니 일 못보겠습니다  아뢰니 '바르게 하면 되 많이 욕하면 많이 미안하고 적게 욕하면 적게 미안할테니 남이 욕한다고 주저말고 부지런히 일 해라' 하시니라

 

15. 어느 날 솜리 부인 진복례 상관진이 용화동으로 이사오겠가고 아뢰니 '웃 용화동 아랫 용화동'하셨는데 몇달 후 세상을 떠나니라

 

16. 시중들며 어른님댁에 있는 아낙씨(김순덕)가 하루는 인정상관님께서 몸을 똑바로 앉아계시기에 자세히 보니 눈에서 광채가 나며 번쩍번쩍하시고 머리 위에는 오색찬란한 기운이 돌며 일곱청년이 주위를 배회하고 방안이 오색찬란하기에 잘못보았나 싶어 눈을 비벼 다시 봐도 여전하기에 이상하다 하였더니 그 후에도 그러한 일이 많이 있었다

 

17. 하루는 이규한 상관진에게 '병풍을 가져오라' 하시기에 시장에서 사다 올리니 '솜리에 가서 해오라' 하시기에 한달 정도 걸려 (6척 12폭)만들어 올리니 병풍 그림을 가리키면서 '저것이 왜 그런고?' 하시기에 자세히 보니 토끼 두마리 중 한 마리가 풀 잎이 입에 닿지않아서 '다시 입에 닿도록 해' 올리니 '그래야지' 하시며 반겨하시니라

 

18. 어느 날 고동진 제관이 마음을 바르게 하도록 의원공부를 시킴이 어떤지요 아뢰니 미소를 지으시고 점두하시며 '지천도 돌아보고 명천도 돌아보고 심천도 돌아볼 때라' 하시니라

 

19. 어느 날 아낙씨가 인정상관님 생신이 언제입니까? 아뢰니 '생일 잘 쇠어줄래?' 하시며 '팔월이다 너는 언제인고?' 삼월입니다  답하니 '삼월도 좋을 때고 팔월도 좋은 때라' 하시어 다시 팔월 며칠입니까? 아뢰니 '하루부터 그믐까지 쇠어주면 그 가운데 있지않겠나?' 하시니라 

 

20. 전주 경찰국에서 나온 형사 삼인이 본주님을 뵙고 무엇을 하면 잘 살겠습니까? 아뢰니 '땅 벌이를 해'하시어 또 한 사람이 우리는 경찰관이니 장사하면 어떻습니까? 다시 아뢰니 '장사도 땅벌이 장사해야 해' 하시니라

 

21. 어느 날 김원곤 상관진이 오리 알터에서 상제님 이장한다고 하니 갔다오면 어떤지요? 아뢰니 '증산이 죽었단가?' 하시니라

 

22. 심한 가뭄이 와서 채소밭에 물을 주겠다고 아낙씨가 아뢰니 '줄라거든 감나무에 주라' 하시어 2년째 죽어있는데 ' 감나무에 주어라 '하시니 이상히 여겨 죽었다고 아뢰니 '죽었다 하지마라' 하시어 물을 주어 봉행한 바 그 이듬해 잎이 피어 현재까지 살아서 감이 열려 따먹고있다

 

23. 하루는 아낙씨에게 '들어오라 할때까지 문 열지마라 ' 하셨는데 얼마가 지났는지 무심코 방에 들어가려고 문을 여니 어떠한 공사를 보시는데 ... 크게 꾸짖으시고 큰 벌을 내리셨다고 한다

 

24. 하루는 상관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땅 귀한줄 알아야 해 땅이 없으면 못 산다' 하시니라

 

25. 부모님이 용화동으로 이사와 살면서 어느 날 어른님을 뵈러 가시기에 따라와 유정옥이 주장 손녀들하고 마당에서 놀고있으니 본주님게서 후답주를 주시면서 '나누어 먹어'라고 하시기에 나누어 먹는데 그 맛이 막걸리에 사이다 식혜를 혼합한 맛과 같이 달고 밥알이 있고 톡 쏘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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